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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이 되고, 행복이 되는 것.


        완도장로교회에서 이곳 영암에 있는 시종중앙교회로 사역지를 옮긴
      지가 벌써 10일째다. 그제부터는 성도님들과 성도님들의 가정을 파악
      하기 위한 심방도 시작되었다.

        어제는 다섯가정을 심방하였는데 특별히 두 가정이 기억 속에 맴돌
      았다.
        한 가정은 칠순이 훨씬 넘은 할머니 집사님이었고 또 한 가정은 어
      떤 사람은 정신이 조금 오락가락한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상황판단
      을 잘 못하는, 정상적인 사람보다 조금 모자란 사람이라고도 하는 혼
      자 살고 있는 50대 남자 권찰님 가정이었다.

        칠순이 훨씬 넘은 할머니 집사님은 한번인가 두 번인가 교회에 나오
      셨다고 하는 믿지 않는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할머니로 요즘 밥맛이
      안나면서 힘이 없다고 하셨다. 특별히 아픈 곳이 있느냐고 여쭈었더니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고 했다. 닝겔 주사라도 한대 맞으면 그나마
      밥맛이 조금 나는데 혈관을 찾기가 어려워 그 일도 쉽지 않다고 하셨
      다. 할머니와는 달리 옆에 앉아 있는 건장하게 보이는 할아버지가 걱
      정스런 모습으로 할머니를 바라보니 할머니를 향한 내 마음이 더욱
      안스러워졌다.

        혼자 살고 있는 50대 권찰님이 그렇게 된 것은 함께 심방대원으로
      동행한 장로님에 의하면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서라고 했다. 부인도
      있는데 지금은 다른 곳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방을 보니 온갖 쓰레
      기들로 가득차 있었는데 같이 심방하는 대원들에 의하면 때로는 권찰
      님이 기르는 개가 들어와 종종 함께 잠을 잔다고도 했다. 방에 들어
      가서야 미리 청소를 하고 나오시던 권사님이 “목사님 들어가지 마시
      고 그냥 마루에서 기도하고 가시는 게 좋겠어요.” 라고 말한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 두 가정의 심방을 마치고 나오면서 뇌리를 스친 한 가지 생각이
      있었다. 그것은 가족들이 그리고 ‘배우자가 건강한 것 그 한가지 만
      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면서 살아야 하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수년 전에 부모교육 강의를 받을 때 강사님이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
      난다.
        친척 중 한 분이 남편과 사이가 많이 나빴다. 남편을 보기만해도 미
      웠다. 남편이 외출하고 돌아온다고 말해도 늘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 날도 다용도실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외출하고 돌아오
      리라.’하고 집을 나섰다. 아내는 평소하던 것과 같이 쳐다보지도 않고
      할 일만 했다. 그런데 한참 빨래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쓰러져 있다는 실로 엄청한 비보의 전화였다. 신발도 못신
      고 달려갔는데 이미 남편은 이 세상사람이 아니었다.  

        그 아내에게는 지금도 가슴에 한이 하나 있다고 한다. 그 때 남편이
      외출하고 돌아오겠다고 할 때, 하던 빨래를 멈추고 뒤돌아보면서 아니,
      멈출 것도 없이, 뒤돌아볼 것도 없이 그저 ‘잘 다녀오세요. 하고 따뜻
      한 말 한마디만 했더라도 지금처럼 원통하지는 않을 것인데..’ 하는
      한이다.

        전에 완도에 있을 때, 우리 교회에 한 때 나왔던 집사님이 있는데
      언젠가 무슨 말 끝에
      수년 전, 딸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던 중 어느 날 연탄가스 때
      문에 이 세상을 떠났다고 말하면서 '자식은 땅에 묻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지금도 그 일만 생
      각하면 가슴이 매여옵니다."하고 눈시울 붉혔다.  

        배우자 서로가, 가족 서로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아니, 살
      아있다는것 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행복이 되는 것 아닐까?

        (2003년 12월 12일 씀)


        -송 남 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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