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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없고 간판 없는 교회  
주님의교회, 교단은 인정하지만 교권주의는 인정 못해 독립  
  
주님의교회는 2001년 12월31일에 창립된 조그만 시골 개척교회다. 처음에 어떤 개척교회든 마찬가지지만 4명이 시작했다. 필자와 아내, 딸, 그리고 아들이다. 이름을 '넥타이 안 매는 교회'로 할까 하다가 주위의 따가운 눈총으로 포기했다.

넥타이란 서양귀족들의 예복의 장식물이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권위, 물질, 편견, 교리, 이단논쟁 등의 넥타이를 매지 말자는 의미였는데 아깝게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주님의교회는 보통의 교회여야 하는데 '주님의교회'라고 새삼 이름 붙이는 게 우스운 현실이라 생각되어 그 이름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마치 우리만 주님의교회인 양 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주님의교회는 처음 시작부터 선교비를 보내면서 시작했다. 자그마치 얼마를 보내었다. 지역봉사는 기본이다.

주위에 노인들이 많은 시골이라 전도는 아예 안 하고 섬기는 길로 시작을 했다. 이발봉사, 목욕 봉사, 주민 차량 운행, 독거노인 돌아보기, 마을의 눈 치우기 등이다. 돈이 별로 안 들고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부터 착착 해나갔다.

필자가 현재 사는 안성시 일죽면에 이사 온 것은 2001년 1월이었다. 장애인 20여 명과 함께 후원자들이 지어준 장애인 시설에 입주를 했다. 물론 원장님은 따로 계셨다. 그런데 오자마자 마을이 술렁거렸다. 장애인들이 이사 와서 큰 피해나 보지 않을까 하는 게 주요 원인이었다. 중간에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마을 사람들이 그 빌미로 들고 일어선 것이다. 몰려다니면서 데모를 하고 난리였다.

결국 일죽 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일죽면장, 파출소장, 시의회 의원, 안성시청 복지과과장, 마을 주민들과 우리 측 사람이 담판을 지었다. 결과는 우리가 양보하기로 했다. 온 지 4개월 만의 일이다. 장애인들은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필자와 필자의 가족만 덩그러니 일죽면에 남았다. 시설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사를 왔다. 무일푼으로 이사를 오는 바람에 카드빚을 내어서 이사를 했다. 그 빚을 갚느라고 막노동, 학습지 선생 등을 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주님의교회는 이곳에 보내 주신 그분의 섭리에 눈을 떠갔다. "그래, 이렇게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곳이라면 역으로 생각해서 우리가 할 일이 많은 곳이다. 외부인에 대해 유독 배타적이고 각박한 곳이라면 우리가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이 마을을 한 번 변화시켜보자. 우리가 세계를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우리가 속한 마을은 뜻만 있으면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모든 사탄적인 것을 깨트리고 하나님나라를 이곳에 한 번 만들어보자. 10년, 20년이 걸려도 아니 평생을 해서 다 못 이룬다 할지라도 농부의 심정으로 씨를 뿌려보자. 씨를 뿌리면 열매는 반드시 날 테니 말이다. 당대에 안 나면 후대에라도 날 것이니 말이다. 예수 그리스도처럼 한 알의 썩어지는 밀알이 되어보자."

지금도 열심히 농부가 되어 씨를 뿌리고 있다. 아직도 열매는 너무 요원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 겨우 4년밖에 안 지났으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계에 부딪히면 조급한 마음과 함께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 꿀떡 같을 때도 많다. 아무도 잘 가지 않은 길을 헤치면서 가려니 정말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다가 생활고가 늘 겹치니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정말 못할 노릇이라 싶어서 더욱 힘들 때가 있다. 고생하시는 수많은 사역자들이 있음을 기억하면서.

교회 자랑하는 것 같아 거꾸로 주님의교회에 없는 것을 말해보고 싶다.

1. 예배가 한 번밖에 없다.
일주일 내내 가도 딱 한 번의 예배이다. 주일 낮 예배이다. 물론 새벽기도회도 없다. 주일학교예배, 학생회 예배 등도 따로 없다. 구역예배도 없다. 성도들 모두 다 같이 한 번 드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삶을 예배로, 예배를 삶으로'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예배의 횟수가 적어서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는 게 아니라 너무 많아서 섬기지 못하고 있다는 자각 때문이기도 하다.

2. 교회당 간판이 없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교회당 간판이 없어도 교회는 교회라는 지극히 단순한 논리 때문이다. 교회당 간판이 있어야 교회가 아니라 그 속에 예수 그리스도가 있어야 교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단, '일죽자원봉사문화센터'라는 이름은 있다.

3. 소속 교단이 없다.
2003년 3월 1일 부로 교회 독립을 선언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꼽는 대형교단에서부터 독립하여 현재는 독립교회를 한다. 독립교회 선언문에 밝힌 바와 같이 "우리는 교단은 인정하지만 교단지상주의와 교권주의는 인정할 수 없기에 탈퇴한다"는 정신으로 독립한 것이다. 묘하게도 삼일절에 그 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4. 목회자 사례비가 없다.
가난해서 없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없다. 목회자가 사례비를 받으면 교인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아니다. 목회자도 벌 수 있으면 벌라는 생각 때문이다. 목회자도 돈 벌어서 선교비를 자기 힘으로 보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번 돈으로 가정도 꾸리고 교회에도 보탬이 되어보라는 것이다. 경제 일선에서 생계를 위해 뛰는 분들을 진심으로 이해해보라는 차원이다.

5. 조직이 없다.
주님의교회는 여느 교회처럼 시작할 때 기관(예 남전도회, 여전도회, 주일학교, 성가대 등등)을 만들지 않았다. 성도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였다. 물론 지금도 몇 가정 되지는 않지만 여전히 조직은 없다. 교회는 조직이 아니라 생명체이며 공동체라고 하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에서 출발한 것이다. 조직을 만들고 거기에다가 사람을 채우려니 인위적인 것, 물질적인 것, 세속적인 것이 들어가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이 목적으로 오도되는 경우가 생긴다. 조직의 특징상 계속 부흥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거기에 편법과 술수와 힘이 작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회를 조직으로만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교회는 타락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생각 때문이다. 앞으로는 성도님들의 필요에 의해서 기관을 자율적으로 생기게 해 볼까 하는 생각은 있다.

6. 절기행사가 없다.
눈에 띄려고 별것을 다 없앤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절기행사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된다는 게 필자의 논리이다. 있는 데는 있는 대로 없는 데는 없는 대로 내용만 충실하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논리이다. 물론 성찬식도 없다. 그러니 절기헌금봉투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단, 성탄절은 있다. 왜냐하면 성탄절은 교회 안 다니는 사람도 다 맞이하는 명절이니깐 말이다.

7. 헌금의 종류가 없다.
눈치 챈 독자도 있겠지만 우리교회 헌금은 모두 감사헌금이다. 모든 절기헌금 봉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십일조라는 항목도 없다. 모든 것이 다 본인의 자율과 자원이 최우선이다. 헌금을 드리면서 십일조라고 생각하고 드리면 되는 것이고 못 드리는 사람은 안 드려도 그만인 것이다(십일조에 대한 논란이 많으므로 그에 대한 주장의 근거는 생략한다). 물론 예배시간에 헌금시간도 없고 헌금봉투를 들고 기도하는 것은 더욱 없고 주보에 이름을 기명하는 것은 더더욱 없다. 이젠 주보조차도 없으니 그럴 일도 없겠지만 말이다.

8. 어떠한 절대적 규범이 없다.
주일 예배 참석도 자율이다.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자율에 맡겨진다. 헌금도 마찬가지다. 기도생활도 전도생활도 교회봉사도 마찬가지이다. 교인이라면 최소한의 규범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주님의교회에는 없다. 그 어떤 것도 규범일 따름이지 한 인간의 자유와 자율을 구속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이다. 그것이 그리스도의 정신이지 않느냐는 조금은 독선적인 생각에서이다.

9. 성도의 이동의 제한이 없다.
요즈음은 '교인도둑질'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결국 그것은 가해(?)를 한 쪽이나 피해(?)를 당한 쪽이나 똑같은 시장경제 자본주의 논리에 서 있는 것이다. 교회가 궁극적으로 하나라면서 교인도둑질 운운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수평이동이니 교인들의 잦은 교회 이동이니 하는 단어들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리고 교인이동 시 목회자와 전의 교회 식구들이 안면몰수하거나 피해를 가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주님의교회는 성도의 출입이 자유롭다. 벌써 몇 가정이 거쳐 갔지만 오는 사람 마다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오고 가고의 선택은 본인의 의사에 달려 있으며 책임도 본인이 지는 것이니깐 말이다. 어느 교회를 나가도 다 같은 주님의 한 교회라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교인명부나 교인등록이라는 단어는 찾아 볼 수 없다.

10. 이벤트성 행사가 없다.
개척교회라서 없는 것이 아니다. 이벤트성 행사는 조직체의 필수적인 선택이다. 행사를 하지 않으면 정체될 것이고 정체되면 당연히 조직체는 와해되는 것이다. 조직은 끊임없이 발전과 부흥을 요구한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행사이다. 조직은 행사라는 음식을 먹고 자란다.

모두에 말한 바와 같이 교회가 공동체이며 생명체일진대 행사를 통해서 성장하고 성숙할 수는 없는 것이다. 행사가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공동체 식구들의 전적인 자율에 의해야 할 것이다. 행사를 해야 성장하고 성숙한다면 교회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주님의교회도 행사는 한다. 굳이 말을 붙이자면 행사이다. 이발봉사 행사, 목욕봉사 행사, 눈치우기 행사 등.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서다.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하나님나라를 확장하며 사람들을 섬기고 우리들의 생명을 확장하기 위해서이다. 그 어느 행사(?)도 절대적인 것이 없으므로 꼭 해야만 된다는 것은 없다. 더더군다나 공동체 식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까지 행사를 성취할 생각은 없다. 사람이 주(主)요 행사는 (客)이기 때문이다. 하나님나라 성취가 목적이요 행사는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행사를 안 하면 안 했지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11. 섬김의 대상의 한계가 없다.
다른 곳에서 살짝 언급한 바와 같이 주님의교회는 성도의 범위에 제한이 없다. 꼭 교회에 다녀야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요, 목회와 섬김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창세기에서 나온 것이다. 하나님이 천지와 사람을 창조했으니 우리 인류 모두는 궁극적으로 한 뿌리에서 나온 한 동기간이라는 것이다. 단지 진리의 빛에 머물지 못한다면 잃어버린 자녀요, 진리의 빛에 거한다면 찾아진바 되어진 자녀라는 것이다. 거기에는 종교의 구분이 없고 국경과 빈부와 남녀의 구분이 없다. 그 어떤 구분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의교회는 현재 출석하는 공동체식구들만 우리의 섬김의 대상이나 목양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이 세계 모든 사람이 대상이다. 단, 우리의 섬김과 목양을 필요로 하는 주위의 사람들이 시간적 순서 차원에서 우선인 것이다.

이상은 주님의교회에 없는 것들을 나열해 보았다. 이외에도 없는 것도 있지만 이만 줄이려 한다. 위의 항목들을 보면서 의견은 분분하리라고 본다. 위와 같이 하지 않는 교회를 비방한다든지 우리 교회가 옳다는 독선적인 주장은 아예 하지 않겠다.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우리 한국교회도 다양한 모습들을 인정하고 대화하며 끊임없이 교회의 본질에로의 몸부림을 쳐봤으면 하는 입장에서 주장해보았다.

끝으로 주님의교회에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그리스도를 따라가자'는 표어이다. 그것은 정신이다. 생명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다. 매주 예배 마칠 무렵 표어로 외치면서 우리의 본질을 되새겨 본다.

안성 일죽 주님의교회 목사 송상호(www.duamo.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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