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학기 특강] 교회의 교회됨을 위하여(2)

by 손재호 posted Nov 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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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손재호
성경본문 엡 4:7-12
강설날짜 2019-12-01

2019년 가을학기 특강

교회의 교회됨을 위하여(2)

말씀:골로새서 1:18

 

지난 주부터 우리는 <교회의 교회됨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가을학기 특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이승구 교수의 칼럼을 중심으로 교회의 교회됨을 위하여 우리가 힘써 나아야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살펴봤습니다. 오늘 우리는 허순길 박사님의 책 [개혁해 가는 교회]를 중심으로 교회의 교회됨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I. 개혁과 교회

 

종교개혁은 교회의 개혁을 의미합니다. 개혁자들은 변질된 교회를 참된 그리스도의 교회로 재건하기 위해서 부름을 받아 봉사한 종들이었습니다. 개혁은 결코 하나의 새로운 교회를 세우기 위한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참된 교회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운동으로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왕으로 높임을 받으시고 그의 말씀만이 절대적인 권위로 받아들여지는 교회를 위한 운동이었습니다.

 

개혁자 칼빈은 결코 하나의 새로운 교회를 세우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그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를 원하는 모든 나라, 모든 민족과 사귐을 가지며 참된 하나의 주님의 교회를 세우는데 봉사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여러 나라의 왕들과 귀족들과 신학자들과 넓게 서신으로 교제하였습니다. 그가 당시 영국의 대감독 크램머(Crammer)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어떤 봉사를 할 수 있다면 필요한 때에 이 목적을 위하여 열 바다라도 건너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칼빈의 이 말에서 우리는 하나의 참된 교회를 건설하기 위한 그의 뜨거운 열정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하나의 참된 교회 건설은 결코 교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 말씀에서 나온 바른 교리를 무시하게 될 때 교회를 건설하기보다는 허무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칼빈은 모든 신실한 신자들과 하나가 되기를 바라면서 언제나 교리상 곁길로 나가는 자들을 참 교회로 인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였습니다. 그는 참 교회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그 한계를 흐리게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전통을 이어 받은 개혁주의자들은 참 교회와 거짓 교회의 표지를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곧 하나님의 말씀을 신실하게 전파하고(복음의 순수한 선포),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성례를 바르게 집행하며, 교회의 순결을 위하여 성실하게 권징을 시행하는 교회가 참된 교회라고 믿고 고백하였습니다.

 

벨직신앙고백서 29장을 보면 “우리는 오늘날 세상에 있는 모든 분파들이 스스로 교회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어떤 교회가 참 교회인가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진지하고도 그리고 매우 신중하게 분별해야 함을 믿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선한 자들과 섞여 있어서 외형적으로는 교회 안에 있지만 사실은 교회에 속해 있지 않는 위선자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참 교회의 몸체(body)와 연합은 자칭 교회라 부르는 모든 이단(sects)들로부터 반드시 구별되어야 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참 교회는 다음의 표지들에 의해서 알 수 있습니다. 참 교회는 순수한 복음 설교를 선포합니다. 참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대로 성례의 순수한 집행을 계속해서 유지합니다. 참 교회는 죄를 교정하고 징벌하는 교회의 권징을 실행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참 교회는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스스로를 다스리며 거기에 반대되는 모든 것을 배격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의 유일한 머리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표지로서 참 교회는 분명하게 알려지기에, 그 누구도 이 교회로부터 분리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 교회에 속한 자들은 그리스도인의 표지들에 의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유일하신 구주로 믿고 죄를 멀리하고 의를 추구하며, 좌로나 우로 치우침 없이 참되신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자신들의 육체와 그 행위를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비록 그들에게 큰 연약함이 남아 있다고 할지라도, 그들은 전 생애동안 성령님으로 말미암아 그 연약함에 대항하여 싸웁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고난과 죽음과 순종에 호소하고, 그분 안에서 그분을 믿는 믿음을 통하여 죄 사함을 얻습니다.

 

거짓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교회 자체와 교회의 규례들에 더 많은 권위를 부여합니다. 거짓 교회는 그리스도의 멍에에 자신을 복종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거짓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말씀에서 명령하신 대로 성례를 시행하지 않고, 자기들에게 좋게 생각되는 대로 그 성례들에서 더하기도 하고 빼기도 합니다. 거짓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보다는 사람들에게 더 의존합니다. 거짓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거룩하게 사는 사람들과 거짓 교회의 죄와 탐욕과 우상숭배를 꾸짖는 사람들을 핍박합니다. 이 두 교회들은 쉽게 알 수 있어서 서로 구별됩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벨직신앙고백서 제29장. 참 교회와 거짓 교회의 고백).

 

지난날 우리교회의 지도자들은 이 참된 교회의 이념을 가지고 살았으며, 이 참된 이념 위에 교회를 세워서 봉사했습니다. 비록 이 교회가 적었을지라도 우리는 이 교회가 참된 교회요, 그리스도의 보편교회에 속하였음을 믿어 왔습니다. 이는 주변의 다른 교회를 무시했다거나 정죄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교회의 주요, 왕이신 그리스도 앞에서 우리들이 가진 그에 대한 사랑과 충성을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은혜를 힘입고 이 교회에 중단 없는 개혁에 봉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곧 교회의 한계를 흐리게 하지 않고, 누가 ‘왜 당신은 그 교회에 교인이 되었느냐’고 물을 때에 기쁜 마음으로 그 이유를 밝혀주며 봉사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교회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교회의 직분자들과 일반 신자들의 세계에 상대주의적 사고가 널리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막연한 교회의 하나됨이라는 이름 아래 오순절파 계통의 사람들과 합류를 하며, 심지어 극단적 자유주의 노선을 걷는 교회의 신학자들을 불러 교육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가 다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생활에서 이런 한계 없는 생활은 참된 교회 건설을 위하여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은연중 교인들의 마음속에 우리교회와 다른 주변의 교회들과는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심어주게 됩니다. 그 결과 거주지를 이동할 때, 교회를 선택함에 있어서 매우 자유로운 태도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로인해 상당수의 신자들이 오순절파 순복음교회에 가담하기도 하고, 자유주의 장로교파 교회에까지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 교회가 바른 참된 교회인가 하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지금 한국교회 장로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교파들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바른 교회관을 가지고 참된 교회를 찾고 봉사해 갈 때 독선주의자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순종하고 그의 교회를 충성스럽게 봉사해 가는 길은 외롭습니다. 많은 비난과 희생과 아픔과 자기 부인이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이 길은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걸어야 할 길이요, 그리스도를 참되게 사랑하는 자들의 마땅한 의무인 것입니다.

 

우리교회는 교회의 개혁을 부르짖어 왔습니다. 우리는 막연한 신앙생활이 아니고, 주님의 교회를 사랑하는 신앙생활을 전통으로 가져왔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교회의 개혁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참된 교회의 개혁과 건설을 위해서 우리 선배들은 교회에 대한 분명한 분별의식을 가지고 봉사했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성경에서 말하는 참된 교회에 대한 분명한 의식을 가지고 참된 교회 건설을 위해서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서 우리 각자가 내가 참된 교회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참된 교회를 위해서 정말로 봉사하고자 하는 생활의 태도가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개혁주의 교회의 신자의 참된 생활은 시대의 흐름에 영합하는 자가 아닙니다. 언제나 교회의 왕이신 그리스도에게만 순종하여 그의 교회를 위한 충성을 나타내는 자입니다. 이런 은혜가 우리에게 있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우리교회가 2020년 새해에는 더욱 우리가 성경에서 말하는 참된 교회에 대해서 힘써 배워 나가게 하시고 그 참된 교회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고 참된 교회를 세워 나가는 일에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은혜가 우리교회 가운데 있게 하시기를 원합니다. 아멘!

 

II. 그리스도의 왕권 아래 사는 교회

 

하나님은 이 세상에 교회라는 새로운 공동체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친히 만드셨습니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공동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라는 공동체는 이들 세상의 공동체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서 제25장 2항에 보면 “교회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왕이란 사실은 예수님 자신이 말씀하셨고, 사도들이 고백한 진리입니다. 마태복음 27:11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총독 앞에 섰을 때 총독이 물어 가로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고 하였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대답하시기를 “네 말이 옳도다”고 하셨습니다(참조. 사 9:6-7).

 

사도 바울은 골로새서 1:18절에서 “그는 교회의 머리라”고 했습니다. ‘머리’란 곧 주 혹은 왕의 대명사로 이해됩니다. 그리스도는 진실로 교회의 머리요, 왕이십니다. 그가 자기 피로 교회를 사셨기 때문에 교회는 그의 소유된 백성이요, 그러하기에 그는 교회에 대한 절대적인 소유권을 가지시고 왕적 권위를 행사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왕국이기에 교회 안에서는 그의 권위만이 행사되어야 하고, 그의 말씀만이 절대적인 생활의 법으로 선언되고, 또 그렇게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주님은 그의 교회에 그의 이 왕적 직분을 행할 봉사자들을 불러 세우셨습니다. 이들이 목사와 장로와 집사의 직을 받은 직분자들입니다(엡 4:7-16). 그런데 이 직분자들은 언제나 그리스도의 사신들이요, 그들이 가진 권위는 기원적(original)인 것이 아니고, 유례적(derived from)인 것입니다. 곧 직분자들은 그들 자신들로서는 본질상 교회의 다른 신자들과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단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그의 왕권을 그의 교회 안에서 수종들 직책을 받았을 따릅니다. 그러니 이들 직분자들의 사명은 왕이신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봉사할 뿐이요, 그의 뜻을 거스르는 어떤 권위도 행사해서는 안 됩니다. 만일 왕이신 그리스도의 말씀에 배치되거나 그의 뜻에 이탈된 권위를 행사할 때에는 왕이신 그리스도를 모독하는 무서운 죄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직분자들이 그리스도의 왕권을 두려워하며 수종드는 생활이 정착되어 있지 못합니다. 모두 그리스도의 왕권을 이론적으로 인정하나 생활에서는 부인하고 있는 일이 많습니다. 상당한 수의 직분자들은 그들이 가진 권위가 자기 고유의 것인 양 이를 휘두르며 남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주님께서 세우신 권위에 도전하고 무시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곧 교회적 다스림을 부인하고 자기 마음대로 행하는 일이 다반사인 것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교회 안에는 잡음이 생기고 혼란과 분규가 야기되기도 합니다. 한국교회에서 목사의 교권, 장로의 도전이라는 말이 이제 일상이 되어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과 그리스도의 왕권의 진리를 교회 교리와 생활의 기반으로 삼고 살아야 할 교회에서 들려오는 슬픈 현실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요, 왕으로 인정하고 있는가 심각하게 돌이켜 봐야 합니다. 왕이신 그가 그의 영과 말씀으로 교회를 다스려가심을 진정으로 믿는가를 진지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회개하며, 새로운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교회는 왕이신 그리스도만이 다스려 가시게 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의 교회에서 주님의 왕권이 실제로 외면을 당하고 있음을 봅니다. 이것은 우리교회의 큰 위기입니다. 주님은 그의 왕권이 확립되고 그의 말씀이 생활의 법으로 받아들여지는 교회를 원하십니다. 주님은 이런 교회를 축복하실 것입니다. 교회개혁의 길은 무엇보다도 먼저 주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요, 왕으로 모시고 모두가 그의 왕적 통치 아래서 겸허하게 봉사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교회 가운데 은혜를 주셔서 우리교회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요, 왕으로 모시고 그 분의 왕적 통치를 온전히 받아가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그의 왕적 통치 아래에서 겸허하게 봉사하는 역사가 우리교회 가운데 충만케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우리교회가 교회다움을 잘 나타내가는 참된 교회로 세워져 가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