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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개혁주의적 설교관(4)

 

목회자가 설교 준비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

 

이승구(합동신학 대학원 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바로 해석해 설교가 은혜의 방도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우리 편에서 어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까?

 

본문 자체의 의미가 드러나게 해야

 

첫째, 이전 글에서 하면 안 된다고 당부한 것들을 뒤집어 바르게 해석한 내용을 찾아야 한다. 성경에 나타난 경우가 아니면 알레고리적 해석을 하면 안 된다. 문맥을 잘 살펴서 그 문맥 안에서 주어진 본문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자신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도식만 대입해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본문 자체의 의미가 드러나게 해야 한다. 한마디로 본문에 무엇인가를 넣어서 해석(eisgesis)하는 게 아니고, 본문이 말하는 해석을 이끌어 내야(exegesis) 한다. 이렇게 하면 성경 본문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계시사적 정황 고려

 

둘째, 그 내용이 어떤 계시사적 맥락에서 주어졌는지 파악하고, 그 계시사 내에서의 말씀이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구약 본문을 생각할 때 이것을 깊이 염두해야 한다. 구약과 우리가 같은 계시사적 정황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각종 구약 절기를 우리 시대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 사역으로 구약의 절기들이 지향하던 바가 온전히 성취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은 데서 비롯한 잘못된 적용의 대표적인 예다.

 

일반적으로 구약 절기와 율법적 규정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율법이 이미 성취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것을 그대로 지키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계시사적인 고려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구약 절기를 적당히 신약 절기와 맞추어 어느 정도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잘못된 것이다. 구약과 신약에 서로 다른 계시사적 지평이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모든 의식 법을 온전히 이루신 신약시대에는 더 이상 제사장 직분이 특별히 따로 있지 않고, 모든 성도가 자신의 삶과 몸을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롬 12:1) 왕 같은 제사장이다(벧전 2:9). 믿는 사람들 모두가 존재 전체로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인 것이다(벧전 2:5). 이것을 변용하여 이제 신약에는 제사장 직분은 따로 없으나 제사장적인 활동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든지 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께서 온전히 이루신 그리스도의 중보직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약성경에 있는 명령은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는 신약과 우리가 같은 계시사적 지평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에도 시간과 역사의 거리와 그로 말미암는 해석적 지평의 융합이 필요하다. 그리고 신약성경이 기록될 때가 아직 계시가 주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요한계시록까지, 신약의 특별계시가 완성된 시점에 있는 우리와 다르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고린도전서에서 “그런즉 내 형제들아 예언하기를 사모하며 방언 말하기를 금하지 말라”(고린도전서 14:39)고 한 말을 그대로 적용하여 오늘날에도 예언이 지속되는 것처럼 생각하거나, 그와 같이 말하면 안 된다.

 

계시사적인 고려가 매우 중요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해야 한다. 이것이 성경 해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세대주의자나 성경에 대한 무시간적 접근을 하는 분들의 문제가 여기서 극복될 수 있다.

 

설교는 주해가 아니다

 

셋째, 앞선 전제를 통해 이해된 내용을 교회 성도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전할 말씀의 내용, 방식을 결정해 될 수 있는 대로 쉽게 그 내용을 차근차근 알려서 성도들이 하나님의 경륜을 잘 파악하고, 그 나라 백성 역할을 제대로 하게 해야 한다. 여기서 강조할 것이 설교는 주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엘 비키가 이와 관련해서 적절한 말을 했다.

 

“하나님 말씀의 문법적· 역사적 의미만을 제공하는 목사는 강연을 하는 것일 뿐 설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바른 교리를 설명하면서도 설교를 잘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리처드 백스터는 이런 경우를 애통해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목회자가 참으로 훌륭한 교리를 설교하면서도 엄밀하고도 생명력 있는 적용을 사장시키는 것처럼 슬픈 일은 없다.”

 

물론 설교는 철저히 바른 주해에 근거해야 한다. 바른 주해에 근거하지 않으면 바른 설교라 하기 어렵다. 그러나 주해 과정 자체가 설교인 것은 아니다. 간혹 주해 과정을 설교 중에 언급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간을 들여 철저히 주해한 ‘결과’로 성도들에게 설교해야 한다. 그 결과 설교에는 생명력 있어야 하고, 설교는 “모든 영광을 삼위 하나님께 돌려 드리는 신학적 주해”를 한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찰스 스펄전은 조금 과장하면서 “적용이 시작되는 바로 그 지점이 설교가 시작되는 곳이다”고 말했다.

 

<웨스트민스터 예배 모범>에서는 목사가 본문이 말하는 교리를 잘 증거한 후에 “회중에게 그것을 적용함으로써 그 교리를 절실히 느끼게 하고 확신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웨스트민스터 회의에 모인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것이 설교자들에게 신중함과 열정과 묵상을 요구하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부패한 죄인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일이다”라고 자신들의 경험에서 온 관찰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하여 <웨스트민스터 예배 모범>에서는 그들의 마음에 감추인 것을 드러내고, “신자의 영적인 상태에 따라 의무를 다하게 하고 그들의 죄를 생각하면서 겸손하게 하고, 위로를 받아 강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교 방식까지 지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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